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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06.

제2회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 결과

2020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 결과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 지원 공모전에 관심 가지고 지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총 105편의

강릉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응모작으로 들어왔으며

심사위원단은 보내주신 지원 서류를 바탕으로 면접 대상작 8편을 선정 후

화상 면접프로그램을 통한 심층 면접 심사를 거쳐

아래와 같이 최종 당선작을 선정하였습니다. 

 

번호

작품명(가나다순)

감독

지원 금액

1

그러니까 전원을 잘 껐어야지

유미선

1천만원

2

리셋

박중언

1천만원

3

8월의 크리스마스

이가홍

1천만원 

 

2020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지원 심사총평 

 

총 105편의 응모작 중 32편이 예심을 통해 심사위원단에 전달되었고, 이 중 8편을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보고 싶다. 심사 회의 중 가장 빈번히 등장했던 말 같습니다. 영화로 ‘보고 싶은’ 시나리오가 많아서, ‘선별’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지원 의의를 최대한 살릴 수 있고, 요건 충족 정도가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는, 강릉지역 로케이션 활용 정도를, 우선적인 기준이었다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빠짐없이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강릉지역 로케이션 활용도가 높은 작품 중,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여성의 여정을 그린 작품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시나리오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간결하면서도 통렬한 대사 배치가 인상 깊었고, 전체적인 구성 또한 균형 있고 안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계절 설정에 관한 부분만 적절히 풀린다면, 제작 측면에서도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임을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일부 서사 설정이 ‘전형’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정서’가 고유한 방식으로 드러날 수 있을지 물음이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개별 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이, 인물 심리와 조금 더 긴밀히 연결된다면, 이러한 문제 제기도 어렵지 않게 돌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화제 스텝의 노동환경과 처우 문제를 다룬 작품 <리셋>은, 강릉 영화인의 참여와 강릉지역 로케이션 활용 정도가 두드러진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제 기간 중 인물들이 경험하는 개별 상황에 대한 묘사도 구체적이었고, 영화제 티셔츠라는 매개를 둘러싼 구성도 단편이 갖는 고유한 매력을 잘 살리고 있었습니다. 뮤지컬 형식의 부분적인 도입과 이를 통한 발언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스텝들의 애환을 그려내는데 그칠 수도 있는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현안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와 고민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강릉지역 로케이션 활용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시나리오가 갖는 고유한 힘과 깊이가 돋보이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이 작품 <그러니까 전원을 잘 껐어야지>는, 줌을 통한 새로운 학습 환경에 노출된 인물들의 양태를 통해, (젠더 불평등, 피해자-가해자 구도의 전복, 온라인/오프라인상의 성-폭력, 위계-폭력 등과 같은) 동시대적 현상을 폭넓게 탐색하고 있다는 점, 이러한 탐색을 통해 인물들의 편견, 모순, 심리 작동방식을 자연스레 드러내고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가능성을 예감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비록 대사와 분량이 상대적으로 많음 불구하고, 그에 대한 연출적 및 제작적 대비가 부족해 보이는 점이 문제시되기도 하였지만, ‘누적’을 통해 비로소 발견하고 찾아 나갈 수 있는 것들을 앞세워, 시도조차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누적의 발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응모작의 경향을, 소재의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코로나19 이후의 삶의 변화를 반영(앞선 학습 환경의 변화 예 뿐만 아니라, 좀비, 세기말적 설정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과 확산 은유, 생존을 위한 투쟁 등)하는 시나리오가 다수 있었고, 결혼제도, 독점적 연애 관계를 탐색하거나, 출퇴근인과 비출퇴근인(배우, 취준생 등) 각각의 삶의 어려움, 친구/가족/본인의 죽음을 다루는 시나리오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서사가 분명한 극영화가 주를 이루었고, 형식에 관한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는 작품은 많지 않았습니다. 

 

강릉지역 로케이션 활용 정도나 다른 여러 측면에서의 매력 불구하고, 장편을 단편으로 단순 축소한 듯한 인상을 주는 시나리오나, 제작과정 상의 무리가 감지되는 시나리오는, 안타까움 불구하고, 지원 가능 편수 제한으로, 지원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밖에, 음식배달 앱의 독점구조와 라이더의 노동환경을 다루는 작품은, 구체적인 묘사와 자체적인 에너지로 약동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후반부의 급작스러운 엔딩과 제작적 측면에서의 준비를 보완한다면 추후 좋은 작품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나이든 부모 곁에 머물고자 하는 마음과 떠나고자 하는 마음-의 공존을, 공포물이라는 장르를 빌려 표현하는 작품은, 특정 감정 상태를 영화 전체의 형식과 분위기를 통해 ‘통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일부 표현이 혐오를 수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생물학적 남성을 대상으로 단속 활동을 하며 공무원을 사칭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는, 마찬가지로 어딘가 위태롭게 느껴지면서도, 연출자가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지는, 보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심사’ 명목하에 이러한 ‘위태’함 등에 대해 지적하고 ‘조언’하는 과정은, ‘이래도 과연 괜찮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매 순간 발동시켰기에, 분열되고 조심스러운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심사를 통한 ‘선별’ 과정에는, 결국 누군가의 주관과 틀이 개입할 수밖에 없기에, 전해진 말들이나, 선정/비선정 여부가,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꺾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쉽지 않을 각자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 영화, 머지않은 시일 내에, 볼 수 있기를,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심사위원 일동

 

수상소감

유미선 <그러니까 전원을 잘 껐어야지>

작년부터 올해까지 많은 사건과 뉴스들을 보고 들으면서 연출자로서 꼭 풀어내 보고 싶은 주제가 있었는데,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나리오를 처음 썼을 때 가졌던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중언 <리셋>

제 작품이 선정되어 무엇보다 기쁘고요. 강릉 스태프와 함께 강릉이란 곳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이런 기회를 주신 강릉국제영화제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내년 강릉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가홍 <8월의 크리스마스>

강릉을 좋아해서 기회가 될 때마다 강릉 여행을 떠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강릉에서 영화를 찍고 싶어졌어요. 강릉을 배경으로 하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게 벌써 몇 년이 되었는데, 이렇게 강릉국제영화제라는 좋은 기회를 만나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기쁩니다. 내년에 강릉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생각에 벌써 행복합니다. 즐겁게 치열하게 만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