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FF

아이덴티티

영화 최초의 공동체 상영을 가능하게 했던 ‘시네마토그래프’와 아름다운 동양화의 만남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포스터는 한복을 입은 여인이 세계 최초의 카메라이자 인화기 그리고 영사기인 시네마토그래프(cinematograph)를 이용해 해가 떠오르는 강릉의 반짝이는 바다 풍경을 관객을 향해 영사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시네마토그래프를 다루고 있는 여인은 허난설헌, 신사임당 등 강릉이 배출한 여성 예술인들을 연상케 해 눈길을 끈다. 시선을 아래로 향하면 필름 리와인더, 렌즈, 렌즈 보관함, 필름 통 등 시네마토그래프의 다양한 부품들을 분주히 옮기고 있는 영화요정들의 모습이 동화처럼 펼쳐진다. 빼꼼히 머리를 내밀고 있는 고양이는 당장이라도 요정들에게 달려들어 장난을 칠 것 같은 개구진 표정을 짓고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포스터 전면에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연대의 의미를 표현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는 요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강릉국제영화제는 국내 국제영화제들과 함께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시네마토그래프를 이용한 영화 상영이
‘최초의 영화 상영’이라 명명될 수 있었던 이유는
더 앞서 발명된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와는 달리
대중이 함께 영화를 보는 공동체적 영화 관람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렇게 태초부터 함께 하는 공동체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했다.
올해 강릉국제영화제는 영화 태동기부터 시작된 영화 공동 관람의 소중함과 즐거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축제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조명진 프로그래머

포스터 원화는 동화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신선미 동양화 작가의 작품이다. 탁월한 기법으로 전통 채색화의 대중화를 이끌고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Memory 2021
강릉의 바다와 떠오르는 해, 그리고 영화.
이날의 축제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으로 기억되기를…

신선미 작가

원화: 신선미
디자인: 디자인 스튜디오 펄럭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