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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낳은 천재 작가 중 하나로 불리는 허난설헌과 현모양처의 상징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시문과 그림 등 조선 시대 대표적 예술가였던 신사임당의 고장인 강릉에서 여성 작가들을 기리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사후에야 문집이 나올 수 있었던 허난설헌의 고달팠던 삶과 평가절하된 측면이 강한 신사임당의 창작자로서의 삶은 또 다른 여성 작가들의 삶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될 수 있을 것이다.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의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에서는 미국 문학사의 위대한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삶을 다룬 〈조용한 열정〉, 중국의 혼란기를 불꽃처럼 살다 간 샤오홍을 다룬 〈황금시대〉, 정신질환 오진으로 정신병동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야 했으나, 이후 노벨 문학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뉴질랜드 최고의 작가 자넷 프레임에 대한 영화 〈내 책상 위의 천사〉,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를 고발했던 작품으로 인해 고국에서 추방되기도 했던 방글라데시 작가 타슬리마 나스린의 삶을 그린 〈나의 고양이에게〉, 그리고 사회적, 종교적 타부에 과감히 맞섰던 인도 작가 이스마트 추그타이의 소설 『리하프』를 원작으로 한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작품들에서 우리는 그들이 시와 소설, 한 줄 한 줄을 통해 갈망했던 독립된 여성 문학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영화의 섬세한 시각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