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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행진

The March of Fools
자료출처 : 한국영상자료원
Korea 1975 102minColorDCP

감독

하길종 HA Gil-jong
자료출처 : 한국영상자료원

시놉시스

Y 대학 철학과에 다니는 병태와 영철은 그룹 미팅을 통해 또래의 H 대학 불문과 영자와 순자를 알게 된다. 병태는 영자에게 농담처럼 결혼하자고 말하지만, 영자는 철학과 출신은 전망이 없다는 말로 그의 현실을 지적한다. 한편 언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술만 마시면 고래를 찾으러 떠나겠다고 하는 영철은 순자를 좋아하지만, 순자는 말도 더듬고 전망도 보이지 않으며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도 탈락한 영철을 거부한다.
※ 한국영상자료원 공동주최

프로그램 노트

때로 어떤 영화의 특수한 성격이 너무나 커서 보편성을 뛰어넘는 경우가 있다. <바보들의 행진>이 그런 예다. 현재의 관객 혹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바보들의 행진>은 엉뚱한 청년들의 구식 연애담 이상으로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역사적 가치는 오히려 거기에 있다. ‘1970년대라는 시간, 한국이라는 공간’은 이 영화의 주제와 맞먹는다. 그때 그곳이 아니었으면 만들어지는게 불가능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 시간과 그 공간을 청춘의 시각으로 기록한 영화가 <바보들의 행진>이다. 당시는 군사정권이 영원한 절대권력을 꿈꾸던 시간이며, 자유를 갈구하는 청년들은 숨 막히는 삶을 살아야 했다. 소위 유학파로서 갑갑한 한국 사회를 체감했을 하길종이 청년의 현실에 통렬한 마음을 품었을 것은 당연한 일, 그는 젊은 작가 최인호의 원작에 실제 대학생들을 배우로 내세워 청년 영화를 만들었다. 권력은 검열의 칼날을 세워 영화에 손을 댔지만, 젊은 관객은 엄청난 환호로 영화에 답했다. 한 청년은 목숨을 버리고, 한 청년은 입영 열차에 오른다. 그 시절, 열차를 사이에 두고 안타깝게 입맞춤하는 병태와 영자를 보며 울지 않은 청년들이 있었을까 싶다. 한국 영화에서 병태와 영자는 영원한 청춘의 이름으로 남았으며,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불멸의 청년문화를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다. 너무 늦었지만, 한국 영화에 새로운 피가 스며들어오는 순간이었다. (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