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태어난 것이 한이요, 불만인 조씨 부인. 조선 최고의 바람둥이로 팔도에 그 명성이 자자한 조원. 어느 날 조씨 부인은 조원에게 남편의 새 소실 자리 처녀를 유혹해 달라 청하는데, 조원의 표적은 이미 딴 곳에 있었으니 소문난 정절녀 숙부인 정 씨더라. 허나, 천하의 조원도 열녀문을 무너뜨리기가 영 녹록지만은 않은데.... <스캔들-조선남녀 상열지사>는 1782년에 출판된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재용 감독은 프랑스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원작을 조선시대라는 완전히 이질적인 사회, 문화적 배경 속으로 옮겨왔다. 이 작업은 원작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서구보다 한층 강화된 여성 순결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는 당시 조선의 유교적 시대 상황 속에 배치함으로써, 더 확장된 논점을 통해 원작의 재창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