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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One Sings, The Other Doesn't
Belgium, France, Venezuela1977 121minColorDCP

감독

아녜스 바르다 Agnès VARDA

시놉시스

집에서 벗어나 가수가 되기를 꿈꾸는 17세의 폴린은 여성을 주제로 한 사진전에서 본 두 아이의 엄마인 22세의 수잔을 만나 교류하게 된다. 1962년에서 1976년까지 이어진 두 사람의 우정은 여성이 겪는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그들의 연대를 통해, 68혁명 이후 페미니즘 운동의 흐름에 대한 연대기를 구성해낸다.

프로그램 노트

아녜스 바르다의 독창적 스타일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용감하게 삶을 개척하며 성장한 두 여성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가난한 유부남과의 암담한 관계에서 셋째 아이까지 임신하게 된 22살의 수잔은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다. 그녀의 임신중절 비용을 마련해주고자 고등학생 폴린은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하고, 결국 집을 나와 가수가 되어 유랑한다. 두 친구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편지로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70년대 프랑스 사회를 뜨겁게 달군 여성해방운동의 역사에 관한 기록이다. 1971년 바르다는 사회적 낙인은 물론 형사처벌의 위험까지도 무릅쓰고 시몬 드 보부아르, 마르그리트 뒤라스, 잔 모로 등과 함께 ‘임신중절 합법화를 위한 343인 서명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이듬해 보비니 법원 앞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는 이 운동의 이정표가 되는 사건으로, 영화에서 폴린과 수잔이 10년 만에 재회하는 장면을 통해 재현된다. 여성들의 끈질긴 투쟁은 마침내 1975년 임신중절 합법화로 결실을 맺는다. 이 영화는 바르다의 자전적 초상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불꽃 같은 연애의 결과로 싱글맘이 되었던 감독은 딸 로잘리에 대한 헌사로 영화를 시작하고, 에필로그에서 그녀를 수잔의 성장한 딸로 등장시킴으로써 인상적인 마침표를 찍는다. 노래극 형식의 장면들은 남편이자 동료인 자크 드미 감독이 <쉘부르의 우산> 등에서 선보인 스타일에 대한 참조를 숨기지 않는다. (여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