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덱 플리고프 감독에게 국제적 명성을 가져다주었던 초저예산 장편 데뷔작 <숲>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7개의 장으로 구성된 다양한 관계의 위기를 겪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각 에피소드의 모음은 시작과 끝이 있는 단편영화의 묶음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각 에피소드가 시작될 때 갑자기 등장인물들의 대화 중간에 불쑥 끼어든 것 같은 처지가 된다. 앞서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는 관객 스스로가 퍼즐의 조각을 맞추듯 유추해야 한다. 또한 에피소드 간의 연결고리도 명확하지 않다. <숲>에서 베네덱 플리고프 감독의 스타일이었던 등장인물들을 밀폐된 장소에서 핸드헬드 카메라로 가두어 놓는 방식은 이 영화 속에서 더 강화되어 시도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숲이 그 속에 있을 때는 볼 수 없는 것처럼 영화를 감상한 후 한 걸음 떨어져 이 영화가 만들어가는 숲을 보아야 할 것 같다.
205
2021-10-24 [일]
10:00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819
2021-10-30 [토]
19:30
CGV 강릉 2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