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문학Cinema & Literature

예로부터 문향(文鄕)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강릉에서 개최되는 강릉국제영화제의 '영화와 문학' 섹션은 강릉국제영화제의 고유한 빛깔이 선명히 드러나는 섹션으로 ‘조르주 페렉의 영화 사용법’,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 ‘원작의 발견’ 이렇게 세 개의 서브 섹션으로 구성된다.

  • 조르주 페렉의 영화 사용법 조르주 페렉은 현대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소설과 시, 희곡, 시나리오,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인 글쓰기 작업을 펼쳤고, 도전적인 실험 정신과 탁월한 언어 감각, 풍요로운 서사, 섬세한 감수성 등을 고루 보여주었다. 초기에 페렉이 시대와 사회에 대한 분석과 비판에 집중했다면 (『사물들』), 중기에는울리포Oulipo) 그룹의 일원으로서 치열한 언어 탐구에 몰두한다(『실종』). 이후 페렉은 자서전적 글쓰기(『W 혹은유년의기억』)와 일상의 글쓰기 (『공간의종류들』) 시기를거치고 마침내『인생사용법』 에 이 모든 경향을 담아 내면서 진정한 의미의 ‘종합적문 학’을실현한다 페렉은 초기부터 영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 창작에 참여했다. <세리 누와르>에서처럼 장편영화의 시나리오를 맡는가 하면, <배회의 장소들>에서처럼 자신이 직접 기록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또 <잠자는 남자>의 경우 자신이 쓴 소설을 다시영화화한 것인데, 베르나르 케이잔과 공동 연출을 맡아‘장비고상’을 수상하는등 커다란 주목을 받는다. 이번에 소개되는 페렉의 영화들은 그의 문학 세계뿐 아니라언어와 영상에 대한 그만의 새로운 실험과 탐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는 강릉 출신으로 조선이 낳은 천재 작가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 허난설헌과 흔히 현모양처의 상징으로만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으나, 시문과 그림 등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또 한 명의 조선 시대 대표적 예술가, 신사임당의 삶에서 착안한 ‘영화와 문학’의 서브 섹션이다. 사후에야 문집이 나올 수 있었던 허난설헌의 고달팠던 삶과 평가절하된 측면이 강한 신사임당의 창작자로서의 삶은 여성 서사 중심의 영화 속 동시대 여성들의 모습과도 조우하는 지점들이 있을 것이다. 이 섹션에서는 각자의 관점으로 다양한 여성 서사를 써 내려가는 동시대 여성 작가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시선으로 상영작들에 관해 논해보는 스페셜 토크의 시간을 마련한다. 전하영, 오승현, 송경아, 이서영 작가가 올해 스페셜 토크의 초청 게스트로 참여한다.
    ‘여성은 쓰고, 영화는 기억한다’에서는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부부 강간의 문제를 다룬 인도 영화 <아니타>, 한 자녀 정책과 남아선호 사상으로 고통받는 중국 사회를 그린 <강물 속에>, 생존과 가족부양의 수단으로 매춘을 강요받는 남아프리카 여성을 그린 <파이브 타이거>, 현대 사회에서 고용 불안정의 문제를 한 비정규직 여성과 그녀의 상사를 중심으로 유머러스하게 파헤치는 <익스큐즈 미, 미스, 미스, 미스>가 소개된다.
  • 원작의 발견 영화의 탄생기부터 지금까지 문학의 영화화는 때로는 원작에 충실한 형태로, 때로는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으로, 때로는 그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형된 형태 등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원작의 발견’은 한 사람의 독자이자 한 사람의 창작자로서의 감독이 자신의 색깔과 독창적 시각으로 창조한 영화와 그 원작의 관계에 대해 되짚어 보는 ‘영화와 문학’의 서브 섹션이다.
    우선, 허우 샤오시엔이 <해상화>에서 19세기 중국 최초의 연재소설인 한자운의 『해상화열전』(1892)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이를 영화 언어로 형상화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한편, 프랑스 서간체 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며, 수차례 영화화되었던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1782)는 지구 반대편의 이재용 감독에 의해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로 다시 탄생했다. 드 라클로의 프랑스 상류층 사회의 계략과 배신의 인간상들은 이제 유교 사상이 지배하던 조선 시대에도, 은밀하지만 대담하게 자신들의 욕망을 분출했던 이들로 전치된다. 주앙 세자르 몬테이로의 <백설공주>는 고대에서부터 전해지던 설화를 바탕으로 그림 형제에 의해 창작되고, 디즈니 풍 동화적 이미지로 우리의 유년 시절의 한 축을 구축했던 『백설공주』를 기존의 이미지로부터 완전히 탈피시키는 양상을 보여준다. 감독은 스위스 작가 로베르 발저에 의해 각색된 원작을 바탕으로, 실험적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각 영화의 상영은 각 원작의 변용에 대해 연구한 연구자들과의 토크를 동반할 예정이다.
마스터즈 & 뉴커머즈Masters & Newcomers

영화사의 거장과, 새롭게 세계 영화사를 써 내려가는 차세대 거장 감독들의 작품들이 조우하는 섹션이다. 올해는 ‘존 세일즈 展’, ‘폴 베키알리 展’, ‘인: 사이트’, ‘아시드 칸’의 네 개의 서브 섹션으로 구성된다.

  • 존 세일즈 展 존 세일즈는 존 카사베츠로 대표되는 미국 독립영화 1세대의 정신을 가장 잘 계승했다고 평가받는 미국 독립영화 2세대 감독이다. 세일즈는 영화에 입문하기 전 소설가로서 미국 사회의 인종, 젠더, 계급 갈등 등에 대한 신랄하면서도 경쾌한 분석의 메시지를 담은 『빔보스의자부심』, 『조합비』와같은작품을저술하였다 1979년<세코커스 7>을 시작으로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로 무대를 확장한 후, 세일즈는 사회 참여적 메시지를 다양한 영화 장르를 통해 풀어낸다. 제작 측면에서는 거대 할리우드 시스템을 철저히 거부하고 저예산 독립 영화 시스템으로만 영화를 만들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세일즈는 감독, 시나리오 작가, 배우로서 다방면의 역할을 펼쳤을 뿐 아니라, 소설가로서의 행보도 지속했다. 흔히 세일즈의 영화는 작가 출신 특유의 문학적 색채가 확연히 드러나며, 그의 각본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 준다고 평가받는다.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에서 각본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다.‘ 존세일즈展’에서는 기혼여성의 커밍아웃과 홀로서기를 다룬 <리아나>, SF 장르를 차용하여 미국 사회의 인종문제를 환기하는 <다른 행성에서 온 형제>, 미국 현대사의 뒤편에 숨겨진 어두운 노조 탄압의 역사를 다룬 <메이트원>, 두 여성의 우정과 연대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다룬 <패션 피쉬>, 권력과 폭력의 상관 관계를 다루고 있는 <총을 든 자들>을 만나 볼 수 있다.
  • 폴 베키알리 展 유럽 영화계는 2015년을 폴 베키알리의 해로 명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동안 모두가 잊고 있던 노장 감독은 그다음 해, 오랜만에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고, 그의 회고전이 유럽에서 개최되었다. 첫 영화 <더 스몰 드라마>(1961)를 시작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지 반세기를 지나 재평가되기까지 베키알리는 30편 이상의 장편과 더 많은 단편을 만들었고, 그의 누벨바그 동료들처럼 까이에 뒤 시네마의 지면 등에서 평론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노장 감독은 자신의 선배, 동료들과는 달리 평탄하지 않은 영화인으로서의 길을 걸었다. 그는 힘든 환경에서 때로는 기복을 보이기도 했으나 가장 치열한 방식으로 저예산 독립영화 시스템을 고수했다. 또한 평론가로서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극단적인 시각조차 불사하는 외골수의 길을 걸었다. 올해 아흔을 넘긴 이 노장 감독은 아직도 영화를 만든다. 그런 그의 영화를 뒤늦게서야 접한 후세대들은 그가 흔히 다루는 매춘 종사자, 동성애자,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그의 시대를 앞선 편견 없는 시선과 형식적 제약을 창조의 원천으로 삼는 그의 영화적 실험의 현대성 앞에 놀라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 인: 사이트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신진 감독들의 새로운 영화적 통찰력(insight)을 관객의 시야(sight) 안(in)에 포섭하겠다는 포부 하에 기획된 섹션으로, 3대륙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작품들을 소개하는 ‘마스터즈 & 뉴커머즈’의 서브 섹션이다.
    ‘인: 사이트’에서는 인도 한 마을의 미신적 제의를 통해 집단의 이기심을 수면에 드러내 보이는 크리슈나 보라의 <비를 위한 노래>, 세계적 전염병 시대를 살게 된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계급적 측면에 대한 고찰로까지 밀어붙이는 아르헨티나의 아나 카츠의 <개는 짖기를 멈추지 않는다>, 북아메리카 토착민들의 저항 운동을 그린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니노 마르티네즈 소사의 <리보리오>, 인도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미세한 변화의 바람을 두 자매가 공존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는 치따란잔 기리의 <아와카쉬>, 잃어버린 언니의 비밀을 찾아가는 어린 동생의 시선으로 이집트 젊은 세대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방황을 그려내는 에이텐 아민의 <수아드>, 환각 식물 재배를 매개로 에티오피아인들의 지난한 삶 속으로 뛰어드는 제시카 베쉬르의 <파야 다이>, 중국에서의 무차별적인 벌목으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카오 진링의 <령>, 터키의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의 내재된 갈등을 자신의 가족이 겪고 있는 문제를 통해 접근하는 아멧 넥뎃 쿠푸르 감독의 <무서운 아이들>을 만나 볼 수 있다.
  • 아시드 칸아시드(ACID)는 독립영화 배급을 위한 조합의 약어로, 독립영화의 배급과 존속을 위한 감독들의 조합이다. 아시드는 1991년 독립영화의 보호를 위해, 181인의 감독들이 발의한 「저항하라」라는 선언문을 출발점으로 독립영화의 새로운 재인을 발굴해 왔다. 1993년부터는 칸국제영화제의 한 섹션인 ‘아시드 칸’섹션을 통해 독립영화들을 해마다 세계 영화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드 칸’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의 주인공인 라드 주드, 칸국제영화제의 친숙한 이름이 된 저스틴 트리엣 등 이제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걸출한 감독들을 발굴해 냈다. 강릉국제영화제는 아시드와의 공식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세계 독립영화인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미래의 거장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올해 ‘아시드 칸’에서는 기억과 연대가 가지는 힘에 대한 실험이 돋보이는 <우리가 심은 씨앗>, 공산주의 동유럽 청년들이 갈구했던 자유의 이상향을 회고적 시선으로 돌아보는 <월든>, 일찍 어른이 되어야 하는 보육원 아이들에 대한 <우리는 그렇게 자랐다>, 세상이 잊은 코카서스의 작은 나라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오마주인 <바람이 멈출 때>, 코르시카 마을 주민들에 대한 독특한 초상을 완성해 내는 <코르시카의 여름>,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현실 민주주의에 대한 의미있는 질문을 제기하는 <출마선언>, 디아스포라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돋보이는 <아야>, 실제 유명 래퍼를 기용해 허구의 스타 래퍼를 연기하게 함으로써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비트는 <왕과 함께> 등 총 8편의 영화를 만나 볼 수 있다.
프리미어 기프Premiere GIFF

전 세계의 최신작들을 강릉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섹션으로 국제장편경쟁, 기프 신작전, 기프 단편제작지원의 총 3개의 서브 섹션으로 구성된다.

  • 국제장편경쟁 올해 국제장편경쟁 본선 진출작들의 특징은 동시대인들이 공유하는 정치 사회적 화두와 삶과 죽음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 질문과 같은 지속되는 주제들을 기존의 위치와는 조금씩 다른 지점에서 바라보면서 각 주제의 이면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이뤄내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이를 구현해 내는 각기 다른 영화 미학적 실험은 각 감독들만의 독특한 시각의 폭과 깊이를 더욱 다채롭게 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제장편경쟁’에서는 인간은 어떻게 폭력의 도구가 되는지 2차 세계대전 중 전쟁 범죄를 통해 그려낸 <내츄럴 라이트>, 한국 연극계 미투 운동이 남긴 여진을 뼈아프게 조명하는 <준호>, 약물 밀매에 휩쓸리게 된 야간 진료 의사가 겪는 봉변의 상황을 치밀한 사건의 중첩을 통해 그린<나이트 닥터>, 예기치 못한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두 자매의 이야기를 탄탄한 구성으로 다룬 블랙 코미디 <보톡스>, 꿈을 통제하는 미래 사회를 화려한 색감의 상상력으로 창조해낸 <스트로베리 맨션>, 어린 쿠르드 소년의 눈을 빌려 근본주의의 폭력적 본질에 대한 통찰을 던지는 <이웃들>, 현대 상하이의 네 명의 여성의 행복에 대한 욕망을 한 사람의 모습으로 구현해 내는 미학적 실험이 흥미로운 영화 <뜨거운 수프>, 죽음에 대한 독특하고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주는 <심플 맨>, 가족의 굴레에서 자신의 삶을 찾고자 싸우는 여성의 내적 성장 과정을 그린 <클라라 솔라>, 이민자로서의 정 체성 찾기를 유쾌하게 보여주는 <퀸 오브 글로리> 등 열 편의 작품이 소개된다.
  • 기프 신작전‘기프 신작전’의 영문 제목 ‘Discover GIFF’, 즉 ‘강릉국제영화제를 발견하라’는 관객과 전 세계 감독들에게 보내는 초대장이자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영화 광장이 되겠다는 강릉국제영화제의 제언이다. 올해 ‘기프신작전’에서는 총37편의 장단편 신작을 선보인다. 우선 이 섹션에서 소개되는 단편영화들은 유사한 주제를 다루거나, 비슷한 문화적 지형을 공유하는 감독들의 작품들을 묶음으로 구성했다. 총 6개의 단편묶음으로 이루어진 ‘기프신작전’의 단편 영화들은 짧은 러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찰나의 순간을 긴 여운으로 기억하게 하는내용적, 미학적 성취를 이루고 있다.‘기프신작전’의 장편 부문에서는 영화 팬 들의 기억 속 에 뚜렷이 각인된 감독들의 최신작들과 신예 감독들의 탄탄한 데뷔작들을 소개한다. 전작들의 완성도로 인해 가졌을 기대감을 때로는 이전에 다뤘던 주제의 변주와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주제와 미학으로 충족시켜 주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편 아직은 낯선 이름이나 세계 영화사에 새로운 이름을 쓰기 시작한 미지의 감독들의 데뷔작들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Discover GIFF! 기프를 발견하라!
  • 기프 단편제작지원 지역 영화 생태계 발전과 역량 있는 영화인 발굴 및 육성을 위하여 강릉국제영화제가 제작지원하는 단편 영화들을 소개하는 ‘프리미어 기프’의 서브 섹션이다. 강릉국제영화제의 제작지원 대상은 강릉 로케이션 50%이상 예정작 또는 강릉 거주 인력(스태프) 채용 30%이상 또는 제작지원 공고 시점에서 주민등록상 강릉 거주자 또는 강릉기반 활동 영화인(감독, 프로듀서) 참여 작품, 이 세 가지 조건 중에 하나를 충족하는 작품이다. 2019년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에서부터 시작된 강릉국제영화제 제작지원으로 총 6편의 작품이 제작지원을 받았으며, 올해는 2020년 제작지원작 중 완성된 유미선 감독의 <그러니까 전원을 잘 껐어야지>이 상영된다.
    이미 열 편 이상의 작품을 연출한 유미선 감독의 <그러니까 전원을 잘 껐어야지>는 코로나 팬데믹이 만들어낸 새로운 일상의 형태인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온라인 강의 중 예기치 않은 사고는 우리 속의 관음증을 수면 위로 떠 오르게 한다.
클래식 기프Classic GIFF

‘복원의 발견’, 그리고 시대를 앞선 거침없는 도전을 감행했던 ‘가치의 전복자들’, 이렇게 2개의 서브 섹션으로 구성된 섹션으로 고전 영화를 동시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재평가하기 위해 기획된 섹션이다.

  • 복원의 발견이 섹션의 국문 제목 ‘복원의 발견’은 그 제목에서부터 복원된 작품뿐 아니라 ‘복원’이라는 작업 자체가 가지는 의미를 발견하고, 복원된 작품의 역사적, 미학적, 사회적, 기술적 맥락까지 탐구하겠다는 강릉국제영화제의 지향을 담고 있다. 궁극적으로 강릉국제영화제가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작품-복원-관객으로 이어지는 순환과 생산, 재생산의 구조다. ‘사물을 원래 상태로 되돌림’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 상영본의 화학적 또는 디지털적 복구 그 자체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영화의 복원은 원상태로 돌아가는 복구를 뛰어넘어 작품의 재발견을 이뤄내고, 관객의 기억을 새롭게 창조한다. 또한 이 섹션에서 소개하는 <완령옥: 디렉터스 컷>의 예와 같이 초기 편집 당시 사용되지 않은 장면들을 삽입하거나, 이전의 버전과는 다르게 재편집함으로써, 복원은 영화 개봉 당시의 관객들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작업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복원은 또 다른 창조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복원의 발견’은 홍콩 뉴웨이브의 대표적 감독, 관금붕의 <완령옥: 디렉터스 컷>을 비롯, 마이클 포웰과 에메릭 프레스버거 콤비의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공동 연출작,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의 4K 복원판 그리고 개봉 30주년 기념으로 복원된 일본의 천재적 악동 감독, 츠카모토 신야의 <요괴 헌터 - 히루코>의 2K 복원판을 소개한다.
  • 가치의 전복자들 ‘가치의 전복자들’은 선구적 영화 형식으로 당대의 영화 관념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작품들과 감독들을 소개하는 ‘클래식 기프’의 서브 섹션이다. 이 섹션의 제목은 1991년 초판이 출간되어 올해 출판 30주년을 맞는 『가치의 전복자들: 세계 영화 작가 전집』과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미국의 감독이자 평론가 아모스 보겔의 『전복적 예술로서의 영화 Film as a Subversive Art』, 양 저서에서 영감을 얻었다. 첫 번째 책은 당대의 많은 한국 평론가들이 저술에 참여했던 생경했던 미지의 감독들을 소개한 2권으로 된 저작이다. 이 영화들을 실제로 볼 기회가 없었던 당시의 시네필들과 영화학도들에게 이 책 속에 삽입된 스틸과 내용만으로 영화에 대한 갈증을 채웠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저서는 영화사에서 미학적 실험과 세계관의 전복을 시도했던 작품들에 대한 아모스 보겔의 역작이다. ‘가치의 전복자들’은 이 두 저작이 시도했던 시도를 동시대로 옮겨와 아직도 여전히 유효한 ‘미지’의 고전 작품들의 혁신성을 재평가하고자 시도한다.
    ‘가치의 전복자들’에서는 개봉 당시 많은 국가에서 상영 금지되었던 두산 마카베예프의 <WR: 유기체의 신비>의 복원 버전과 이 영화를 둘러싼 숱한 논쟁들을 되짚어 보는 고란 라도바노비치 감독의 <영화 재판 혹은 마카베예프의 경우>, 전위적 작가, 루이스 부뉴엘의 멕시코 빈민가에 대한 기념비적인 작품 <잊혀진 사람들>, 전대미문의 전복적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헝가리의 거장, 미클로슈 얀초의 <검거>를 소개한다.
패밀리 기프Family GIFF

‘패밀리 기프’는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강릉 키즈’와 ‘강릉 틴즈’ 그리고 올해 신설된 ‘강릉 빅 픽처’, 총 세 개의 서브 섹션으로 구성된다.

  • 강릉 키즈‘강릉키즈’에서는 미취학 아동도 함께 즐길 수 있는5편 의 단편묶음과 올해 윤단비 감독이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직접 연출한 <남매의 여름밤>을 소개한다. 각각의 영화는 깊이 있는 주제들을 모든 연령층이 각자의 눈높이에 서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영상언어를 구사하고 있다.
  • 강릉 틴즈 ‘강릉 틴즈’에서는 총 9편의 장,단편영화들이 소개된다. 동시대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타자와의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다룬 작품에서부터, 동물권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작품, 참신한 설정으로 영화적 상상력의 기발함을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오싹함으로 체험하게 하는 작품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 강릉 빅 픽처 ‘강릉 빅 픽처’에서는 개봉 20주년을 맞아 기획한 <봄날은 간다>의 특별 상영과 강릉 출신 이마리오 감독의 강릉그린실버악단에 관한 신작 <컬러 오브 브라스>를 영화 주인공들의 스페셜 공연과 함께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역시 강릉 출신인 김소정, 김슬기, 유민아 감독의 자칭 연애 셀프 다큐멘터리 <애송이들의 브래지어>가 관객들을 다시 만날 예정이다. 한편 ‘Re-Love (다시 사랑하기)’와 ‘Re-Born (다시 태어나기)’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김인선, 김태훈, 양익준, 이민섭, 유준상, 한제이, 정승훈 감독이 의기투합한 ‘Re - 다시 프로젝트’의 옴니버스 영화 일곱 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강릉 빅 픽처’에서는 KBS 한국방송공사의 시네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안준용 감독의 <사이렌>이 강릉국제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호프만의 고전을 현대 발레로 재해석한 독특한 애니메이션 <코펠리아>가 소개된다.